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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인들이 명예 백인이라고 주장하는 유래를 찾았다.-맥아더의 민낯 독서장

콜디스트 윈터 - 데이비드 핼버스탬 / 정윤미, 이은진


영하 30도를 밑돌고 눈쌓인 산악지대에서 어려운 전투를 해야했던 미군과 그들의 시각으로본 6.25 전쟁 이야기에 걸맞게 제목도 콜디스트 윈터다. 동복을 제대로 배급도 못받은 상태에서 미군이 치렀던 전투 중 가장 추운 지역에서의 전투라고 한다.
미국 대통령을 비롯한 정치가, 장교들의 심리 묘사를 잘 해놔서 심리학 공부하는 사람들도 도움이 될만하다.
작가가 직업이 기자가 아니라 심리학자가 아닐까 싶을 정도다.
우리가 인천상륙작전으로 잘 알고 있는 맥아더에 관한 내용이 꽤 많다.
더글라스 맥아더는 미국에서는 보수주의자고 인종차별주의자였는데, 일본에 대해선 진보적으로 통치했으며 일본에 대단한 애착을 가졌다고 한다. 그래서 한반도에서 전쟁이 났을때 미군의 사령관이었음에도 불구하고 한반도에는 몇 번 방문하지 않았고 대부분의 명령을 도쿄에서 내렸다고 한다.
맥아더는 일본 전투기가 미군을 성공적으로 제압했을때 일본군 조종사들이 백인임에 틀림없다고 확신했다고 한다.
당시 백인들은 자기들 백인종이 가장 우수하면 그다음으로 황인, 그리고 흑인이 제일 열등하다고 믿었다. 황인종이 흑인종보다 앞선 것은 자기들이 징키즈칸에게 호되게 당한 기억 때문.
따라서 황인종은 백인보다 열등하기 때문에 절대로 백인을 이길 수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백인의 우월함을 유지하며 황인종인 일본인에게 진것을 설명하기 위해 일본인을 백인으로 둔갑시키는 기묘한 해결책을 제시했다..
일본인들은 맥아더의 의견대로 자기들은 백인을 이겼기 때문에 명예 백인의 자격이 생겼다고 믿었나보다.
굉장히 심한 인종차별적 모욕인데 어떻게 그걸 칭찬으로 받아들이고 그 의견을 받아들일 수 있는지 이해할 수 없지만, 어쨌든 일본인들의 명예 백인설의 유래는 맥아더였다는것.

책은 맥아더의 인물됨에 대해 굉장히 자세하게 나와 있는데, 그의 아버지 아서 맥아더는 필리핀 전투를 하며 필리핀의 독립군과 싸웠던 인물이고, 어머니 핑키 맥아더는 아들을 누구보다 심각한 마마보이로 키웠다. 그녀는 맥아더의 경력을 일궈낸 설계자로 출세주의자였다. 아들이 출세는 곧 자신의 출세였고 아들이 명성을 얻으면 자신이 명성을 얻은 셈이었다. 맥아더는 성공을 위해서라면 인간의 다른 자질 따위는 기꺼이 저버릴 수 있는 인물로 자랐다. 아들을 자아도취적이고 스스로 고립되기 쉬운 외골수로 길렀기 때문에 애초부터 동료관계가 원만하지 않았다. 그의 결혼식에 참석한 친구는 한 명 뿐이었다. 동료의식이라곤 눈꼽만큼도 없었기 때문에 모두의 외면을 받았다.
맥아더는 지휘관의 중요한 자질 중 듣는 능력이 없었다.
크라우드는 아서 맥아더를 두고 
"그의 아들을 만나기 전까지는 내가 본 가장 이기적인 인물이었다."
라고 말했다.
늘 완벽하거나 적어도 완벽해 보여야 한다고 배운 맥아더는 자신의 약점을 감추고 오류를 인정할 줄 모르는 사람이 되었다.
완벽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은 필연적으로 편집증을 불러왔다. 사람들이 항상 자기 마음을 얻으려고 기를 쓴다고 생각했고 참모들을 그런 사람들로 채웠다. 완벽한 자신과 그런 자신을 떠받드는 참모만 있는 세상에서 살았던 셈이다. 혹시라도 일이 잘못되면 그건 어디까지나 다른 사람들 탓이며 자기 잘못이 아니었다.
맥아더는 중공군이 나타났다는 보고들 받고도 그럴리 없다고 일축했으며 미군을 나눠서 북한으로 보내는 실책을 저질렀고 수많은 미군을 죽음으로 몰아넣었다. 인천상륙작전의 성공으로 그의 자아도취는 중공군보다 더 무서운 것이었다.
게다가 맥아더의 참모였던 찰스 윌로비는 맥아더의 측근으로 권력을 마음대로 휘두르며, 중공군의 개입을 은폐, 축소하는데만 온 힘을 기울였다.
아이젠하워는 워싱턴과 마닐라에서 맥아더의 보좌관을 지냈는데, "맥아더가 상원의원을 찾아갔던거지."라는 식으로 자신을 3인칭으로 말하는걸 보고 깜짝 놀랐다고 한다.
맥아더는 자신의 상관뿐만 아니라 트루먼 대통령에게 까지 경례를 하지 않는 안하무인이었으며, 마치 자신이 트루먼 대통령과 동급이거나 더 위라고 생각하는 듯 했다. 맥아더는 본국의 지시와 통제를 전혀 따르지 않았으며, 본국으로 오라는 명령도 가볍게 무시해 버리는 인물이었다. 
실제 전투에 나선 지휘관들이 맥아더의 말도 안되는 명령에 반발을 하기도 했지만 사지로 향하는 미군을 멈추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그들은 사기가 꺽였으며, 자신이 왜 한반도에서 싸우는지 목적을 잃어버렸다.
그런데도 맥아더를 영웅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은 이유는, 맥아더는 언론 플레이어 능숙한 사람이었기 때문이다. 언론을 통제하여 자신의 이미지를 만들 줄 알았으며, 모든 공을 자신에게 돌아오게 만들었다. 그의 휘하에 있는 부하들의 이름이 언론에 노출되는 일은 절대 없었다. 언론만 보고 있는 사람들에겐 마치 전쟁터에 맥아더 혼자만 존재하는 것처럼 보였을 것이다.

콜디스트 윈터를 보면 맥아더와 같은 인간이 두 명 더 나온다. 
한명은 장제스고 한명은 김일성.
소련이 김일성을 선택한건 순전히 김일성의 능력이 모자라서였다.
그래야 마음대로 조종할 수 있을 테니까.
장제스로 말하자면 미국을 마치 자신이 요청만 하면 원조를 해주는 현금지급기처럼 여겼을 뿐이었다.
미국이 지원해준 무기를 공산당에게 헌납했을 뿐만 아니라 지원금은 아마 대부분 미국의 은행에 안전하게 있을 거라고 한다. 장제스의 무능에도 불구하고 맥아더가 장제스를 직접 찾아가 그에게 정치적인 입지를 강화시켰을 뿐만 아니라, 대만을 떠있는 항공모함이라고 말해서 중국 공산당을 자극했다. 결국 위협을 느낀 중국 공산당으로 하여금 미국이 38선을 넘으면 참전하겠다고 맘먹게 한다. 맥아더는 자국의 젊은이들을 그렇게 차근차근 사지로 내모는 정치적 행보를 한 것이다. 왜냐하면 맥아더는 말했다시피 굉장한 인종차별주의자였고 황인종은 절대 백인을 이길 수 없기 때문에 그들의 숫자 따위는 중요치 않다고 생각했고 미국이 이길것을 맹신했기 때문에 중국이 참전하여 자신의 전공이 더욱 빛나길 바랬을 것이다.

나는 적어도 맥아더는 자국의 이익을 위해 움직였을 거라고 믿었는데 이 책을 읽고 나서는 그 견해가 바뀌었다. 그는 철저히 자신의 정치적 입지를 다지기 위해 전쟁을 이용했다. 
웨스트 포인트의 전쟁사 교수 콜 킹씨드는 맥아더를 가리켜 "위대한 악인"이라고 칭했다.

하나 덧붙이자면, '착한 중국인은 죽은 중국인'이라는 인터넷에서 떠도는 말도 실은 미국의 필리핀 점령 전쟁 중 그들의 저항이 만만치 않자 '착한 필리핀인은 죽은 필리핀인'이라는 말에서 유래했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저런 인종차별적인 말을 중국으로 바꿔서 말한다는건 무슨 뜻일까? 미국의 인종차별적 언어를 그대로 복사해 흉내내는 앵무새들의 정체가 뭘지 궁금해진다.

덧글

  • 함부르거 2020/08/12 15:22 # 답글

    원래 '좋은 인디언은 죽은 인디언 뿐'이란 말에서 시작한 드립이죠. 미국발이란 점은 같습니다만 유래가 훨씬 오래된 겁니다.
  • 모래소다 2020/08/12 15:57 #

    아, 그렇군요.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 늙은이 2020/08/12 18:04 # 삭제 답글

    맥아더에 대한 좋은 정보군요.
    한번 사서 읽어봐야겠습니다.
  • 모래소다 2020/08/13 08:01 #

    네, 미군의 입장에서 쓴 것이긴 하지만, 징비록처럼 반성하고 같은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서 쓰인 만큼 우리도 꼭 읽어야 할 책입니다. 화이팅 하십쇼^^
  • 포스21 2020/08/12 22:34 # 답글

    명예 백인 운운 하는 건 아마 1차 대전이후 승전국에 꼽사리 끼어서 그렇게 된 거 같더군요. 특히 러일 전쟁에서 이긴덕...?
  • 모래소다 2020/08/13 07:57 #

    네, 독일의 히틀러가 러일전쟁에서 이긴것을 축하하며 일본인들에게 명예 아리아인이라고 했다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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