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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의 지식인이 나라를 말아먹은 원흉을 지목하다. 독서장

매천야록 - 황현/허경진

조선 지식인이 망국의 역사를 기록한 책

나라는 반드시 스스로 친 뒤에 외적이 와서 친다. - 이정귀

매관매직을 매우 많이 언급한 것으로 미루어 매천은 나라가 망하는데 일등공신으로 매관매직을 꼽은것 같다.
그당시 벼슬아치들이 관직을 얻기 위해 많은 돈을 상납했는데, 원래 갑부가 아닌 다음에야 그돈 다 빌린 돈이고, 그 돈을 갚으려면 공금을 횡령하거나 백성들에게서 뜯어내거나 해야 했다. 심지어는 어떤 과부가 강아지 부르는 이름을 듣고 강아지 이름까지 명부에 올려 세금을 걷었다고 한다.

그럼 그들이 상납한 그 많은 돈은 다 누가 챙겼을까?
명성황후와 민씨 일가, 흥선대원군도 빠지진 않지만 제일 심했던건 고종황제었다고..
심지어는 그게 잘못인줄 조차 몰랐다고 한다.

청나라 공사 서수붕이 본국으로 돌아가고 참찬관 허태신이 서리공사로 집무했다.
서수붕이 처음 임금을 뵈었을 때 조선의 기수(氣數)가 왕성하고 풍속이 아름답다고 칭찬했다. 임금이 의아하게 여기고 그 연유를 물으니 그가 대답했다.
"본국은 벼슬을 팔아먹은 지가 십년도 되지 않았는데 천하가 크게 어지러워져 종묘사직이 거의 위태로울 지경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귀국은 벼슬을 팔아먹은 지 삼십 년이나 되었는데도 제위가 아직 편안하니, 기수가 왕성하지 않거나 풍속이 아름답지 않고서야 어찌 지금까지 이를 수 있었겠습니까?"
임금이 크게 웃으며 부끄러운 줄 모르자 서수붕이 나가면서 말했다.
"슬프구나, 대한의 백성들이여."

슬픈 화자가 과연 서수붕이었을까? 매천 자신은 아니었을까?

명성황후는 똑똑해서 그 머리로 열심히 뇌물을 받았고 엄비 또한 명성황후의 뒤를 이어 똑같이 했다고 한다.
흥선대원군 또한 궁궐 짓는다고 세금 열심히 거둬들이고 남의 별장도 가로챌 정도록 탐욕에 눈이 멀었던 인물이었으나,
그들을 제치고 역시 넘버원은 고종이었다.
탐욕스러운 데다가 심지어 자기를 비웃는 것조차 모를 정도로 똑똑하지도 못했다는 것에 100년 뒤의 후손도 경악하게 만드는 분이시군.
설마 명성황후가 똑똑하다는게 그저 고종에 비해 그나마 좀 낫다는 거였나?

고종의 만행 하나 더..
고종은 무언가 일이 잘못되면 신하한테 책임을 다 떠넘겨 버렸다고 한다.
그래서 신하들의 사기를 꺾은 것은 물론이고 신하들은 열심히 일하는 대신 자신이 책임을 떠맡지 않기 위해 전전긍긍할 수 밖에 없었다. 어떤 일에 책임을 지지 않으려면 애초에 아무 일도 안하는게 제일 좋은 방법이다. 가만히 있으면 중간이라도 가니까..

나라가 안망하는게 더 이상한 상황이다.
그런데도 고종은 비판의 대상에서 쏙 빠지고 그 자리를 명성황후가 대신하고 있다.
역사는 언제나 죄악의 책임은 여성에게 씌우고 늘 남성은 여자에게 놀아나는 유약한 인물로 묘사하니까.
매일 신문의 조향래 논설위원의 글이다.
애써 남의 손에 놀아난 왕을 변명하고 옹호하는 작태가 너무 눈물겹지 않은가?
라이언 일병 구하기처럼 황제 구하기 영화라도 찍지 그러냐? 그래봐야 황제가 진정한 벼~엉신이라는 인증을 해줄 뿐이라는거 모르나?

무엇보다 경악스러운건 그러다 나라가 망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우리 사회에 채용비리가 만연한 현실이다.
따지고 보면 비리와 부정부패는 조선 말부터 일제시대를 지나고 군부 독재를 거쳐 현재까지 쭈욱 이어지고 있는 우리의 역사다.
그러니까 진정한 애국 보수라면 당연히 채용 비리를 저질러야 하는게 인지상정인가? 그리고 그게 잘못인지 조차 모른다면 진정한 고종황제 폐하의 후예로 인정할 수 밖에..

문제는 소 잃고 외양간을 고쳐야 하는데 고치는 대신 소 잃은 책임을 남한테 떠넘기고 그걸로 끝이라고 생각한다는데 있다. 그러면, 언젠가 또 소를 잃을게 뻔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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