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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마 기자를 보며 왜 형천이 떠올랐을까? 독서장


산해경-전발평, 예태일 / 김영지, 서경호


산해경에 이런 얘기가 나온다.
형천은 염제의 신하였다. 그리고 염제는 동이족 계열이다. 즉, 우리 조상님들.
황제가 염제를 몰아내고 중원을 장악하자, 황제에게 도전하였다가 머리가 잘렸다. 하지만 형천은 결코 포기하지 않고 젖꼭지를 눈으로 배꼽을 입으로 삼아 방패와 도끼를 들고 계속 싸웠다.
그뒤 형천은 새로 생긴 눈이 좋지 않았는지 도끼춤을 추며 해를 따라 서쪽으로 가버렸다고...
어? 음... 형천은 어디로 갔을까?
사람이 머리가 잘렸는데 계속 산다고?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그럼 형천은 무엇?
머리는 우두머리, 왕을 뜻한다. 즉 리더의 상징이고, 젖꼭지와 배꼽은 왕 밑의 2인자 내지는 대장? 뭐 이런 신분의 상징이라고 본다. 즉, 왕이 없어도 스스로 리더를 세워 계속 존속하는 집단의 상징.
그것은 집단의 모든 구성원이 스스로 주인의식을 가지고 있었으며 그들의 리더가 계속 집단을 이끌 리더를 키워왔다는 뜻이다.
그럼 형천과 구별되는 집단은 그들의 우두머리가 사라지면 소멸하거나 그들을 정복한 자에게 복종하고 그를 새로운 왕으로 받아들이는 집단이 될 것이다. 복종하는 노예 집단. 그들의 리더는 자신을 계승할 리더를 키우지 않았다. 왜?

내가 이용마 기자나 동학 농민운동을 보며 형천을 떠올린건 아마 그들 스스로가 주인 의식과 책임감을 가진 리더의 자질을 갖고 있었고 위기를 느끼자 누군가의 명령 없이도 스스로 리더로서의 역할을 해나갔기 때문일 것이다.
구한말 엘리트였던 벼슬 아치들은 나라를 팔아먹었는데, 농민들은 죽창 하나 들고 나라를 지키겠다고 나섰다.
도대체 그 둘은 뭐가 달랐을까? 무엇이 차이를 만들었을까?

조선이 망한 이유는 하나다.
시대의 변화에 적응하지 못해서.
왜 적응하지 못하고 뒤쳐졌을까?
새로운 시대의 변화를 수용할 인재가 없어서.
왜 인재가 없었을까?
인재가 없어서가 아니라 인재가 벼슬, 즉 권력층에서 멀어졌다가 더 정확할 것이다.
나라가 위기에 빠지자 곳곳에서 인재가 나오긴 했으니까.
그럼, 조선의 정치를 담당하던 권력층엔 왜 쓸만한 인재가 없었을까?
자기 보다 잘난 놈 꼴을 결코 봐주지 못하고 제거했기 때문에..
조선의 그 많은 사화들은 결국 자신의 반대파, 그중에서도 잘난 놈을 없애기 위함이다.
그래야 자신들이 잡은 권력을 계속 유지할테니.
안그러면 나보다 잘난 놈한테 뺏길테니까.
그러면 자신들이 그랬듯이 그쪽에서도 우리 편을 찍어내려고 할테니까. 권력을 내준다는건 곧 죽음을 의미한다.
합리적으로 생각해보자.
정말 인재라면 벼슬에 나가 대역죄에 엮여 죽는 것 보다 그냥 초야에 묻혀 사는게 낫다. 대역죄는 3대를 멸하는데 뭐하러 벼슬에 나가야 해? 그러고 보면 과거 보는 선비들은 실상을 잘 모르고 눈치도 없는 책상물림이거나 야심이 대단히 많은 사람이어서 기꺼이 위험을 감수하는 사람이거나 둘 중 하나가 아니었을까?
조선 시대 벼슬아치는 극한 직업이었다.
율곡 이이의「기자실기」를 읽어보면,
온갖 아부와 복종과 자기 비하의 결정판인 것에 5000원권 보기가 민망해질 정도다.
그런데, 그렇게 해야만 벼슬아치로서 조선에서 왕의 의심과 질투를 피해 살아 남을 수 있었다.
조광조는 나뭇잎의 글씨 만으로도 죽어야 했는데.. 누군가의 말 한마디로 목이 날아가는 극한직업.

조금이라도 긍지 라는게 있는 사람이라면 '그렇게 비굴하게 살아야 하나?'라는 회의가 밀려들지 않았을까?
아부 못하고 정치 못하는 진짜 인재들은 그런데 적응 못했을 것이다.
이순신처럼 아부 못해서 맨날 변방만 떠돌다 끝나겠지.
그러니까 조선왕조 500년 동안 똑똑한 엘리트들에게 아부와 복종 훈련을 열심히 시킨걸 보고 유교로 교화시켰다고 한거 아닐까?
그래서 엉뚱하게 유교가 욕먹고 있지.
그러니까 엘리트 교육을 받을 일이 없었던 농민 이하 천민들까지 백성들은 스스로 리더를 내고 저항을 하는 동이족의 습성을 이어 받았지만, 벼슬을 하던 소위 엘리트들은 새 주인을 기쁘게 맞아하고 기꺼이 복종했던 중화의 습성을 배운 거였다.
지금도 아부와 복종의 습성으로 똘똘뭉친 자칭 보수들이 통일 얘기가 나오니까 김정은을 새 주인으로 모셔야 된다고 생각한 나머지 난리가 났다. 그들의 머릿속엔 누구에게 복종할 것인가?로 철저하게 프로그래밍이 돼있어서, 선진국 일본과 미국은 모셔야 하지만 북한은 자기들이 모실 수 없다는 논리다. 그런 의지의 표현이 바로 진보=종북 이다.
뭐 500 년 간 노예 교육 받았으니 이해 안가는건 아니다.
미국에 열심히 아부하지 않았다면 원조도 받지 못했을테고, 북한이나 아이티, 쿠바처럼 경제 제재를 받았을 테니까.
그러니 자유나 정의 따윈 집어치우고 영원히 누군가의 노예로 살라고?
형천의 후예들에게?
한국인들은 이미 그렇게 살지 않겠다고 결정했고 계속 싸워왔는데?
그리고 우리가 원조로만 잘 살게 됐다고 하면, 국민들이 노력한건 아무 쓸모도 없었단 뜻이잖아. 나라 팔아먹은걸 정당화 하기 위해 국민들의 노력을 애써 깍아 내리면 국민들이 좋아 할까 모르겠네.

이용마 기자가 저널리즘 J와의 인터뷰에서 우리 사회 엘리트들이 문제라고 지적한거 아마 저런 뜻이었을 것 같다.
그 스스로가 기자로서 언론의 주인의식이 있었으니까 책임감을 느끼고 저항 했을테니.
그는 진정한 리더구나.


그러니까 이용마 기자님이 병을 이겨내시고, 꼭 MBC의 사장이 되었으면 합니다.
'정의로와봐야 나만 손해다'라는 것만 배워 온 우리 국민들에게, 진정한 주인 의식이 있는 사람이 승리한다는 걸 증명해 주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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