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징비록-이순신은 어떻게 진린의 마음을 얻었는가? 독서장


징비록 懲毖錄 -유성룡

징비록을 읽은지는 꽤 오래됐는데 그때 재밌다고 생각되는 일화가 문득 생각났다. 심리학 공부를 하다보니 '나 이거 알아' 하는 것들이 있다. 뭐 틀릴수도 있지만 어쨌든 던져보는거지. 어차피 방문자도 별로 없고..

조선이 왜의 침략을 받아 급하게 몽진하면서 명나라에 원군을 요청하게 되는데 어쨌든 원군이 오긴 왔다. 유성룡은 명나라 장수들중 특히 포악한 진린이 이순신과 부딛칠거라고 한 걱정 늘어놓는데, 막상 진린이랑 이순신은 죽이 잘 맞았던 모양이다. ㅎㅎ 
진린은 말하자면 우리측에서 접대한 음식 상을 맘에 안든다고 엎어버리고 시중들던 노비들을 때리는 등 제대로 갑질을 했던 인물이고, 이순신은 윗사람에게 아부를 잘 못해서 과거 급제한 뒤에도 남들 다 승진할때 승진도 못하고 변방 한직으로만 머물러 있다가 유성룡의 천거로 겨우 승진한 인물이다. 그러니 유성룡이 한걱정 늘어놓은 것은 당연한 거라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왜 유성룡의 걱정대로 둘이 부딛치지 않고 사이가 좋았는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의외로 진린은 이순신이 전사했을 때 매우 슬퍼하면서 선조를 비난했던 인물이기도 했다..
진린이 이순신을 좋아했던 이유는 징비록에 의하면 "이순신은 장수 대접을 할 줄 안다."라는 이유였다.
이순신은 진린을 맞아 부하들에게 사냥을 보내 야생 동물을 잡아 대접했다고... 그럼 조정에서는 진린에게 풀떼기나 줘서 밥상을 엎었을까? 물론 그럴리가 없지. 아무리 전쟁중이라도 손님대접을 그렇게 했을까?

나 알것 같아. 장수대접.. 조정의 손님 접대용 상차림- 예쁘고 정갈하게..
출처 http://cafe.daum.net/kyeongrak325/3my9/19?q=%EC%88%98%EB%9D%BC%EC%83%81&re=1

진린은 생사를 건 전장을 누비는 장수다. 그에게 용맹함은 가장 큰 가치다. 그런데 그런 그에게 음식 위에 꽃 그림이나 그려진 상을 내놨다고 생각해보자. 진린은 '나보고 계집애같이 꽃그림이나 보며 좋아하라는 거냐? 그리고 이런 쬐끄만 잔에 뭐 계집애처럼 새끼손가락 들고 술을 마시라는 거냐?' 라고 생각했을 듯. '감히 나를 계집애 취급하다니.' 울컥하는게 당연하지. 사나이라면, 그중에서도 장수라면 모름지기 고기도 통째로 뜯어야 하고 술도 동이째 마셔야 하는 법.. 그래야 부하들 앞에서도 체면이 선다. 조신하게 꽃그림 그려진 음식 먹으면 나중에 전장에서 지휘를 어떻게 하겠냐?
이순신 성격상 그렇게 거칠게 음식과 술을 대접했을테고 진린은 그게 바로 장수 대접이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그러므로 장수의 입장을 이해 못했던 문신의 입장에선 진린이 그저 포악한 사람으로밖에 안보였겠지만, 실은 그의 입장에선 용맹함을 잃는다는건 곧 죽음을 의미하기 때문에 부당한 대우(꾸미는것=유약한)에 맞서 자신의 용맹함을 과시할 수 밖에 없었을 것이다.
그렇다면 그 반대의 경우는 어떨까?
스스로를 아기라고 생각하고 아기 대접을 바라는 사람. 땅콩 봉지도 스스로 안까고 남이 까서 줘야하는 누군가처럼..
성인임에도 불구하고 모든 사람들이 자신을 아기처럼 돌봐줘야 한다고 생각하고 그렇지 않을때는 물건을 던지며 떼쓰는 아이로 퇴행하는 사람도 있다. 그걸 심리학에서는 자궁으로의 회귀라고 하는것 같던데, 어른이 되는걸 두려워하여 언제까지나 어린아이로 있거나 아예 어머니의 자궁으로 회귀하고 싶어하는 심리. 음, 토니 모리슨의 소설 <술라>엔 그런 아들을 죽이는 어머니가 나온다. 자궁으로의 회귀는 죽음을 뜻한다. 무덤 양식 중에 세모나 사다리꼴로 되어 있는 유적이 있는데 그것은 어머니의 자궁을 표현한 것이고 죽음을 대지의 여신(대지모신)의 자궁으로의 회귀라고 보는 믿음이 존재했다는 증거가 분명히 있다. <여신의 언어>-마리야 김부타스 참고
아마 인간의 본성 중 자궁으로의 회귀, 즉 죽음의 본능도 있나 보다. 삶의 본능과 더불어..

뭐 그얘긴 나중에 다루기로 하고, 인간은 자신이 스스로를 이러이러한 사람이다 라고 정의하는 자아상이 있으며, 그에 맞게 대접해주는 것이 그 사람의 마음을 얻는 방법이라는게 요지다. 자신에 대해 긍정적이고 바람직한 자아상이 있는 사람은 문제가 없는데 부정적이거나 바람직하지 않은 자아상을 가진 사람은 타인과의 관계에 많은 어려움이 따를것이다. 다 늙어서 자기를 아기처럼 보살펴주길 바라는 말도 안되는 요구를 해서 여러 사람 피곤하게 하는 요즘 뉴스에 오르내리는 사모님. 
남의 허물을 거울 삼아 스스로 자아상을 들여다보고 건강한 자아상을 가질 수 있도록 자신을 늘 가꾸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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